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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영국으로 떠나다.

*여행기간 : 2010.09.15-09.22 (8일)
*여행장소 : Lake Districts 1일, Stratford-upon-Avon 1일,
Stone Henge & Bath 1일, London 3일
*환율 : 1,802.42원/1파운드 ('10/09/15 기준)
*여행기 마지막 업데이트 : 2010.12.12


□영국은 어릴 때 부터 동경하던 로망

내가 중고등학교 때 집집마다 두고 읽었던 소위 '세계문학전집' 의 제 1순위는 '셰익스피어 4대 비극' 과 같은 거창한 것으로부터 시작하곤 하였다. 왜 '비극'인지 모른채, 극문학체여서 어색하기만 해도 열심히 이해하려고 노력했고, 거기에 '왜 로미오와 줄리엣은 대비극에 들지 않는지' 궁금해 했던 풋내기 시절이 있었다.

중고등학교 때 배운 외국어라곤 '영어' 밖에 없었으며, 번역된 이런 문학전접들은 그 태생이 어떠하든 모두 영어로 쓰인 것을 번역한 듯 싶었다. 그래서 내 머리 속에 '외국문학'은 곧 '영어로 쓰여진 문학'이라고 자리잡게 되었다.

사실 도스토엡스키 같은 러시아 문학이나 헤르만 헤세 같은 독일 문학에서 더 큰 감동을 받곤 했지만, 마음 깊은 곳에서는 더 어렸을 적에 읽었던 '고대 그리스로마신화'와 머리가 좀 굵어져서 읽은 '셰익스피어'에 근저를 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이렇듯 영문학에 대한 오랜 동경을 품고 '영국을 가보고 싶다. 다만, 내가 제대로 이해할 수 있을 때'라고 때를 기다렸는데, 인생의 전환점을 맞을 즈음, 제대로 이해했든 말든 이제는 가서 확인해 봐야 한다고 생각이 들어 드디어 영국으로 떠나게 되었다.

 

□영국은 그대로인데, 변한 것은 나?

역시나 여행기는 사진으로 많은 것을 대신하고, 글로는 간단히 적는다.

영국 여행을 다녀온 소감은, 내 거창한 기대와는 다르게 '어? 생각보다 쉽네? 영국이 당초 쉬웠던 것인가, 내가 나이가 든 것인가?' 라고 어리둥절할 만큼 별 것이 없었다. 그 동안 다닌 유럽과 비슷한 인상이었고, 영어 외의 언어가 표기 되지 않는다는 것이 다소 신기했던 정도. (왜냐하면 그 동안 다닌 나라들은 자국어, 영어, 제 2, 3언어가 더 표기되곤 했기 때문. 특히 싱가포르는 4개 언어, 영어, 중국어, 말레이어, 힌두어가 같이 표시되었었다. )

내가 생각한 영국은, 내가 이해하기 힘들고 내가 부지런히 쫓아 다녀야 겨우 따라 잡을 수 있는 거대한 어떤 것이었다. 하지만 그 동안 다녔던 어떤 나라들보다 훨씬 쉽고 평이했다. 아마 그나마 다른 나라들 보다 덜 헤맸던 언어 덕분인 듯 했다.

그 동안 두려워하고 동경했던 것을 막상 부딛치고 보니 얼마든지 감당할 수 있고, '사실 모험은 생각보다 더 쉬울 수 있다'고 자신감을 얻은 것이 이 여행의 교훈이라고 할까.

 

□역시나 세상은 넓고, 사람은 많고, 내가 아는 것은 지극히 적다.

여행을 떠나면 느끼게 되는 '세상은 넓고, 사람은 많고, 내가 아는 것은 지극히 한정적'이라는 것은 당연한 것이니, 이제 예전처럼 '뭐뭐가 신기했어요'라고 일일이 적지 않는다. 그건 지극히 자연스러운 것이고, 내 테두리에만 갇혀 있지 않기 위해 여행을 떠나는 것이니 신기할 것도 아니다.

영국 음식에 대해 관심을 갖고 실제로 얼마나 맛이 없는지 경험해 보는 것도 이 여행의 목적이기도 했는데, 실제로 음식이 맛이 없음에 놀랐다. 현대에까지 레시피가 별로 발달하지 않아 왜 그런가 사료를 뒤져보니, '음식은 배만 부르면 되지 맛을 음미하는 것은 사치'라고 생각하는 영국의 청교도 마인드나 피 한방울 흘리지 않고 혁명하여 궁중의 문화가 대중화 되기 힘들었던 명예혁명 같은 것으로 음식이 발달할 틈이 없었다고 한다. (프랑스는 이태리에서 시집 온 마리 드 메디치가 이태리 음식문화를 가져왔고, 프랑스 혁명 등으로 궁정의 음식이 대중 속에 전달이 될 수 있었다고 한다).

이 또한 그 나라의 운명(?!)이니 내가 왈가왈부할 것이 못된다.

 

□다음에는 번지점프나 산티아고 순례길을 떠나야 하나...

경험이 느니 왠만한 것은 예상했던 것이고 별로 흥미가 당기지 않는다. 이제는 진짜 외부에서 자극을 구할 것이 아니라, 내 내부를 들여다 보고 내 자신을 변화시킬 그럴 여행을 찾아야겠다.

다음 여행은 새로운 육신의 고행이 시작되겠군.

 

※무엇보다도 엉겹결에 나의 꼬임에 넘어가 힘든 여행을 동행하여 내 옆에서 잘 다녀주고 지켜준 나의 동생 ED에게 감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