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후의 권력] 왜 마음은 통하지 않을까?

‘권력이란 무엇인가’라는 주제에서 벗어나 나의 관심을 끌었던 것은 ‘왜 마음은 통하지 않을까?’ 였다.

참여자 7명중 4명이 “내 의도는 그게 아니었는데 오해하더라” 혹은 “몰라주더라”라는 말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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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태섭: 제가 결정적으로 실수하고 뼈 아프게 느낀 것은 저 스스로 최선을 다했으면 됐다고 생각한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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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명진: 자율적으로 잘 해 놓고 본인들한테 지령을 잘 내리지 못했다고 평가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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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명진 : 저는 하여튼 섭섭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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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혜 : 저는 제 의도는 전혀 그렇지 않았는데 그렇게 오해를 살 수 밖에 없었던 상황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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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수조 : 잘 하려고 하다가 하면서 나왔던 모습들인데 그게 뼈 아프게 평가로 돌아오는게 마음이 아팠고

정치인이 아니더라도 일상에서 우리도 서로 마음이 어긋나 속상한 적이 많다.

가장 억울할 때가 “난 진심이었는데 왜 그걸 몰라주나?”가 아닐까?

나에게는 너무나 당연한 것이 상대방에게 그렇지 않을 때 가장 크게 ‘다름’을 느낀다.

‘가장 나다운 것’이 타인에게는 ‘가장 이질적인 수 있다’는 것은 이해하기도 힘들고 받아들이기도 힘들다.

나에게 가장 자연스럽고 당연한 것이어서 의심도 안하고 자연스럽게 살고 있는데, 이게 타인을 만나면 가장 심하게 상처받고 깨지고 다친다. “난 진심인데 왜 너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느냐?”고 혼란스러워 진다.

나도 마음이 줄곧 깨져서, 내 마음을 보호하기 위해 다른 사람들은 “왜 나와 다른가?”를 살피기 시작했다. 그리고 지금은 ‘나의 진실이 당연히 타인도 진실일 것이라고 자기 중심적으로 생각했다는 것’, ‘나와 남은 다르다는 것’, ‘타인을 잘 몰랐다’고 얼추 결론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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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종종 깨치고 다치고 아파요 (ⓒ PsychCentral)

마음이 통하지 않는 건, 그 마음이 나만을 향해서 일 것이다. 그 마음이 상대를 향하고 있었다면 상대도 부지불식간에 알게 되었을 것이다. 어린아이라도 상대가 자신을 진심으로 생각하는 것인지 이용하는 것인지 알아챈다. 이런 직감은 ‘생존’과 관련이 있다.

나에게 너무 당연한 것이 혹시나 나만의 세계에서 나만의 생각으로 다른 사람과의 소통을 막을 정도로 과도하게 집착하고 있는 것이 아닌지 항상 살피고 있다.

‘집착은 결핍의 다른 표현’일지도 모르겠다. ‘외골수’ 일수록 다른 부분이 결핍되어 보인다.

난 언제나 자연스럽게, 내 마음 다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다른 사람의 감정을 느낄 수 있을지… 참 어렵다.

(덧글)
내가 지금 다듬고 있는 인터뷰 기사가 있다. 인터뷰 기사를 잘 꾸미고 싶어도 자꾸 맘이 쓰여서 손이 가지 않는다. 이 분은 코치에서 은퇴하여 협회 임원으로 옮긴 분이다. 이 분하는 말은 “나는 (자신이 선수, 코치를 했고 현재 임원을 하고 있는 스포츠 종목)  **  밖에 모른다.” 이다.

가족도 뒷전으로 오로지 일에만 매달린 분이 뭘 원하셨는지 잘 모르겠다. 괜히 내 짐작에 이 분은 주변과 의사소통이 쉽지 않았을 것 같고, 과도하게 자신의 평가에 대해 민감해 했을 것 같고, 잘 되지 않았을 경우 ‘욱’하는 심정도 있었을 것 같다.

이런 분은 자존심도 강해서 또 실패한 이야기는 죽어도 안한다. 결과적으로 남는 건 ‘성공한 이야기’ 뿐이다.

이 분의 말을 그대로 받아 ‘성공한 사람’으로 포장하기도 그렇고, 가볍게 읽는 기사에 너무 신경 쓰는 것 같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

섣부른 투사는 접어두고 마무리해야겠지만, 측은한 마음은 감출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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