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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교훈:능력주의
마지막 지원자가 면접실을 나가자 위원장이 헛기침을 하며 말했다.
“자, 여러분, 이제 세 명의 지원자 중 한 사람을 우리 회사의 재무 관리자로 뽑아야 합니다. 누가 적당하겠습니까?”
“당연히 첫 번째 사람입니다” 붉은 머리의 여자가 말했다.
“왜입니까?”
“그녀는 자격이 충분합니다. 그리고 우리 회사는 여성인력이 더 필요합니다.”
그러자 비대한 남자가 말했다.
“말도 안됩니다. 두 번째 지원자가 가장 훌륭합니다. 그는 훌륭한 교육을 받았습니다. 하버드 경영대학원이며 최고 아닙니까? 게다가 그의 부친은 나와 대학 동창입니다. 그리고 그는 독실한 신자입니다.”
두꺼운 안경을 쓴 젊은 여자가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하, 그에게 7 곱하기 8이 몇이냐고 물었더니 54라고 대답했어요! 그리고 내 질문의 요점을 계속 놓치더군요. 명문대학을 나오면 뭐합니까? 머리가 나쁜데요. 나는 마지막 지원자가 가장 좋다고 생각합니다. 침착하고 분명하고 개방적이며 이해가 빠르더군요. 대학을 안 나온건 사실이지만 숫자에 타고난 능력이 있습니다. 게다가 아주 진실하고 원만한 성격이에요.”
“하지만 흑인이잖소.” 위원장이 말했다.문제 : 이 상황에서 누가 유전자적 차별을 하고 있는가? 위원장인가, 붉은 머리의 여자인가, 비대한 사람인가, 안경 쓴 여자인가?
답 : 비대한 사람을 제외한 나머지 세 사람이다. 비대한 남자만이 양육에 근거해 차별하고 있다. 그는 진정한 빈 서판주의자다. 모든 인간이 평등하게 태어나 양육에 의해 자질을 부여받는다고 굳게 믿는다. 원재료가 어떻든 올바른 재질을 갖추려면 교회, 하버드, 대학 친구가 필요하다고 믿는다. 위원장의 인종 차별은 피부색과 관련된 유전적 특질에 근거한다. 여성에 대한 긍정적 조치를 주장하는 붉은 머리 여자는 Y염색체를 가진 사람들을 차별하고 있다. 안경 쓴 젊은 여자는 자격을 무시하고 선천적 재능과 성격을 선호하고 있다. 그녀의 차별은 다른 사람들보다 미묘하지만 적어도 부분적으로는 분명히 유전적이다. 성격은 유전되는 면이 강하다는 점 외에도, 하버드 출신을 반대하는 이유가 그의 양육 유전자가 교육의 혜택을 제대로 흡수하지 못했다는 판단에 있기 때문이다. 그녀는 그가 만회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나는 그녀가 위원장과 붉은 머리 여자만큼이나 확고한 유전 결정론자라고 생각한다. 물론 나도 그녀가 미는 지원자가 채용되기를 희망한다.
어떤 면접이든 유전적 차별과 관련된다. 면접관은 분명 인종, 성, 장애, 외모를 무시하고 오직 능력에 기초해 구별하지만 그래도 차별을 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자격과 배경만을(이런 경우 왜 면접이란 걸 하겠는가?) 보는 면접관이 아니라면 후천적 재능이 아니라 어떤 선천적 재능을 볼 것이다. 불우한 환경을 참작하는 면접관은 그만큼 유전적 결정론자에 가깝다. 게다가 그 반대쪽을 본다는 것은 성격을 고려한다는 것이므로, 우리는 이 사회에서 성격은 지능보다 유전되는 면이 훨씬 강하다는 쌍둥이 연구 결과를 생각하게 된다.
내 말이 잘못 받아들여지지 않길 바란다. 나는 지원자의 성격과 선천적 재능을 보는 것이 잘못이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인종과 유전적 장애에 근거해 차별하는 것이 옳다고 말하는 것도 아니다. 유전적 차별에는 용납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이 있다. 성격은 좋지만 인종은 나쁘다. 내 말의 요지는, 우리가 능력주의 사회에서 살고 있다면 양육만을 신봉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는 것이다.
매트 리들리는 과학자치고는 비유와 상징, 유머 등의 인문학자(^^;;) 어투가 많아 다소 난해하고 어렵다. (앞뒤 문맥을 더 살펴야겠으나) 내가 이해하기로 이 문단은 ‘능력을 따질 때 양육환경만 고려해서는 안된다’는 것 같다. 그 사람이 자라온 양육환경이 나쁘다고 해서 차별하면 안된다는 것. 선천적인 것인 기질이나 지능, 성, 외모, 유전자와 마찬가지로 후천적인 양육환경도 사람을 평가할 때 절대기준을 삼아서는 안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