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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그리스로 갑니다.


스페인에 다녀온지 벌써 3년이 되어 갑니다. 또 몸이 근질근질 해 옵니다.
올해 여행을 가고자 생각했지만, 여비도, 일행도 만만치가 않습니다. 내년에 갈까 하지만 내년이 되기전에 올해 뭔가 한건 하고 싶습니다. 결심 했습니다. 여비야 나중에 메꾸기로 하고 일행을 구하려 인터넷을 뒤빕니다. 그러다 어찌어찌하여 뜻이 맞는 언니와 만나 동행이 되어 1주일 그리스를 돌기로 했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서 저에게 힘이 많이 되어 준 매헌언니께 감사드립니다. ) 이제 다 됐을까요? 천만에, 만만에 콩떡입니다! 이번엔 비행기 표가 없습니다!!! 우찌 이런 일이... 6월말에 비행기를 알아봤더니 한개도 없다는 군요.. T.T 그러다 할인항공권은 아예 생각을 말고 비행기를 정액을 줘서 가게 되었습니다. 그것도 그리스 직항이 아니고 터키를 들어갔다가 터키에서 그리스 가는 것을 타야 한다는 군요. 이럴 수가... 정말 여행계획은 미리미리 세워야 할인항공권 구해서 편하게 갈 수 있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게 되었습니다. (<- 이번 여행의 교훈)

그리스에 갑니다. 인류문명의 시발점이자, 나의 유년기를 행복하게 만든 '그리스신화'의 주 무대이며, 고대 그리스 철학으로 인류이성의 뒷받침이 되었던 그리스를 보러 갑니다. 파르테논도 보고 미술시간에 나왔던 많은 조각상들을 '오리지날'로 보러 갑니다. 목적지는 고미술관, 파르테논이 있는 아테네와, 60여개가 넘는 섬 중에 유명한 2곳 미코노스와 산토리니를 가기로 했습니다.


아테네


(박물관 옆 거리풍경)


(아테네 고대 박물관)

터키에서 1박을 묵고 다음날 아침 꼭두새벽부터 터키공항으로 가서 그리스로 오는 비행기를 타고 천신만고끝에 그리스 아테네(지도)에 도착했습니다. 운이 좋게 적당한 가격에 숙소와 배티켓을 한꺼번에 구입해서 만반의 준비를 하고 일정을 시작했습니다.

우리는 계획했던 대로 고미술관에 갔습니다. 나즈막한 빌딩으로 고대 미케네 문명의 유물이 많았습니다. 조각상과 세공품만 있었지만, 역시 플래시를 터트리지 못하게 해서 쓸만한 사진을 거의 못 건졌습니다. 나중에는 필름까지 동이 나서 아예 포기하고 감상했습니다.뱀 두마리가 서로 엮어져 돌아가는 '헤르메스의 지팡이'의 사진을 꼭 갖고 싶었지만, 사진이 제대로 안 나왔습니다. 인물상도 질리게 많이 봤습니다.

인류의 이상이 들어있다는 그리스조각, 황금비율과 고상함. 이 것을 만든 그리스인들은 그리스조각 같을지 내내 궁금했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보니 평범한 유럽 아자씨, 아줌씨들입니다. 하지만 자꾸 보다되면 현실의 사람속에서 조각이 보이고, 조각 속에서 살아 숨쉬는 그리스인들이 보입니다. 그것이야말로 이상이 아닐까요?

그리스라는 말은 터키 지배 당시 불리워던 말로 정확한 명칭은 헬라스가 옳다고 합니다. 이곳 현지에서도 Hellas라는 표를 국제 대회때는 Greece 대신 사용한다고 합니다. 그리스 사람들은 자국을 Hellas라고 부르고 있었고 그리스말은 헬라어, '그리스적인'이라는 형용사는 Hellenic입니다. 이 단어들은 모두 영어사전에 있습니다. 예전 역사시간에 배웠던 Hellenism이란 말도 Hellas에서 연유된 것인지 짐작하시겠죠?
나는 시그마, 세타, 파이 같은 죽은 줄(?) 알았던 글자들이 그리스에서 멀쩡히 살아 돌아다니는 것을 보고 고대에 온 듯한 착각이 들었습니다. ^^;;;. 그리고 그리스문자들이 러시아의 끼릴문자와 닮은 것을 보고, 그리스가 러시아에가 종교뿐만 아니라 문화까지도 많은 영향을 끼쳤구나 생각했습니다.

블레의 문

온통 대리석이라 건조하고 번들거리는 길을 운동신경이 둔한 나는 행여 미끌어질까 조심하며 걸어갔습니다. 아크로폴리스 주변에는 유적이 상당히 많습니다. 파르테논에 들어 가기전에 2세기 로마시대에 지어진 '뵐레의 문'이 있습니다.

파르테논의 북쪽에 있는 에렉티온 신전입니다. 6명의 소녀상을 기둥으로 한 주랑을 가지고 있는데, 밖에 세워진 것은 모조품이고 진품은 아크로폴리스 박물관과 하나는 대영박물관에 있습니다. 이 신전은 기원전 408년에 완성이 됐다고 합니다.

오오옷! 파르테논 신전은 생각보다 더 훠얼씬 우아하고 품위가 있었습니다. 보면 볼수록 멋졌습니다.
인간이 만든 건축물이 살아있는 현실을 앞도하는 순간이었습니다.

미리 정보 수집할 때 사진을 보니, 내부가 온통 철골조로 지탱하고 겉만 겨우 구성해 놓은 이상한 모습이었습니다. 실망했다는 분도 계시고...그래서 사진보다 못하려니 하고 별 기대하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보니 좋더군요. 밀려오는 감동의 물결~ (나만 그런가? ^^;;;) 여러분도 한번 기대해 보세요.
파르테논 신전은 터키지배하에 있을때 1687년 10월 26일 베네치아 군대가 쏘아 올린 포탄이 파르테논 신전에 저장되어 있던 터키군의 화약을 폭파시킴으로써 지붕이 날아가 버렸다고 합니다. 나중에 영국의 엘진경이 다량의 조각품들을 영국으로 가져가 버렸고, 현재 그리스는 '엘진마블' 반환운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우리도 프랑스를 대상으로 '외규장각 도서'에 대해 반환운동을 벌이고 있지요.
파르테논에서 바라본 아테네 시내입니다. 대부분이 평지인 아테네시에서 가장 높은 곳은 맞은 편에 보이는 산과 이쪽 파르테논 쪽 아크로폴리스 입니다. 시내 어디에서도 파르테논을 바라 볼 수 있습니다.
아고라 시장쪽에서 바라본 파르테논입니다. 아고라시장은 파르테논 근처 밑부분에 있는데요, 저토록 험한 대리석 산에 어떻게 신전을 지었는지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고대 '아고라'시장이랍니다. 이 곳에서 소크라테스와 제자들의 토론이 이루어졌다죠? 실제로 아고라 시장을 보니 감개가 무량했지만, 많이 훼손되서 그런지 규모는 작았어요. 보호를 위한 철책 너머로 사진을 찍었습니다.

어느나라에나 전통적인 기념품과 공예품을 파는 거리가 있습니다. 아크로폴리스 언덕 아래쪽으로 '플라카'지구에서는 작은 기념품에서 귀금속까지 볼거리가 풍부했습니다. 다른 지역에는 이런 곳이 없으니 기념품을 사시려면 짐되더라도 챙겨 두세요.


미코노스

 

배를 타고 아테네를 떠나 바다 한가운데(에게해)로 나아 갔습니다. 이제서야 눈에 들어오는 짙푸른 바다물결...너무 진해서 포세이돈 신이 그 속에서 숨쉬고 살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고은'선생은 여행기에서 '에게해! 그 바다의 물빛은 독극물을 쏟아부은 것처럼 지독하게 푸르렀다'고 했어요.
옆 사진은 미코노스섬의 일부분 입니다. 정말로 바닷물이 코발트와 에메랄드 빛으로 출렁거렸습니다. 이렇게 예쁜 바다가 있을까요?

그리스 집들은 하얀 석회벽에 파란 창문이 특징입니다. 바다에서 보면 짙푸른 바다빛과 어울려 너무 시원하고 깨끗해 보이죠. 관광객들이 많은 섬들은 해마다 여름이면 집을 다시 페인트 칠 해서 단장한 다고 하는 군요. 일반주택들은 지붕이 네모고 가끔씩 보이는 그리스정교 교회는 지붕이 둥글고 십자가가 달려있어요.

미코노스 섬의 마스코트인 펠리컨 '페드로'입니다. 가까이서 보면 정말 분홍빛이 도는 아주 아름다운 새입니다. 사람들에 익숙해져서 그런지 놀라지도 않고 식당 주방을 기웃거리고 사람들은 "뷰티풀"을 외치며 셔터를 눌러 댑니다.


산또리니(씨라)

 

유명하다는 이아마을의 일몰을 보러 갔습니다. 바다에 해가 잠기는 것은 섬의 가장 서쪽인 이야마을 밖에는 보이지가 않습니다. 태양은 8시부터 20분 동안 혼자 일몰 쇼를 끝내고 관광객들의 박수를 받으며 바다 속으로 잠겼습니다. 바다물이 진해서 인지 태양빛이 많이 물들지 않더군요. 우리나라가 더 장엄한 것 같았습니다.

산또리니 까마리 비치에 들어가는 길 입구입니다. 까마리 비치는 페리사 비치와 더불어 산토리니의 유명한 해변인데요, 모래사장이 화산재인 까맣고 번들거리는 자갈과 모래로 이루어져있습니다. 지중해 기후로 햇볕이 따갑지만, 건조해서 땀도 거의 나지 않고 그늘에 들어가면 시원합니다. 모두 비키니 차림인데, 저희 두 사람과 일본인 여자 한 사람만 원피스 수영복을 입었더군요. --;;

산토리니는 화산이 가라 앉은 꼭대기에 마을이 있는 섬입니다. 지금도 바닥에는 산이 있다고 생각하니 너무나도 신비하지요. 혹자는 이 섬이 고대 '아틀란티스'의 일부가 아닐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산토리니는 조용한 마을과 깨끗한 바다로 휴양지로서의 제 이름을 톡톡히 하고 있습니다. 이 곳에 오면 각국인종들 속에 묻혀 누가 진짜 그리스인인지 모를 정도입니다.

그리스를 떠납니다.

그리스는 EU 국가중에서도 최빈국중 하나고 유적도 볼 것이 없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역사적으로 살펴보면 이는 한편으로는 장기간 동안 타민족 지배로 인해 황폐화 된 결과입니다. 그리스는 헬레니즘이후 그러니까 BC 2세기부터 줄곧 로마제국, 동로마제국, 터키 등에 의해 점령당했고 지속적인 독립운동을 벌여왔습니다. 특히 종교가 다른 터키에 400년동안 인구가 1/4이 줄어들 정도로 착취를 받았고, 반항이라도 할라치면 그 보복이 혹심하였답니다. 이 정도가 심하여 프랑스 화가 들라크르와는 '키오스의 학살'을 그리고, 영국시인 바이런그리스 독립전쟁에 뛰어들었다가 미솔롱기에서 열병에 걸려 숨졌습니다. 유적들도 프랑스, 영국 등의 열강들이 그들이 고군분투하고 있을 때 다 가져간 거예요. (그리스 역사를 알 수 있는 주그리스대사관의 개관보기)

그리스의 유적은 고대시대 유적이 전부이지만 섬과 바다를 봐야 진정으로 그리스를 봤다고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나는 그리스를 들라면 1% 파르테논, 9% 섬, 90% 바다가 그리스라고 하고 싶습니다.

지중해(mediterranean sea)는 '지구(terrane)의 중심(medi)에 있는 바다'라는 뜻입니다. 그리스인들이야 자신들이 지구의 중심이니까 자신의 바다도 지구중심에 있는 바다라고 생각했겠죠.이름은 다소 낭만성이 떨어지지만, 그 정취와 물빛은 낭만으로 넘칩니다. 일생에 한번 지중해 보러 오길 정말 잘했다고 생각했습니다.

지금도 눈을 감으면 아름다운 바다빛이 생각납니다. 내가 처음 본 코발트색 바다빛... 에메랄드와 사파이어가 출렁거리듯 눈부셨습니다. 이를 보기 전에는 그런 빛의 바다가 있으리라 생각하지도 못했죠. 아니면 모든 바다색은 한가지 색이라고 생각 했을 겁니다. 다른 바다들은 어떤 빛을 내고 있을지 궁금해집니다.

푸른바다와 하얀대지의 나라 그리스!!! 애정을 가지고 꼭 한번 여행해 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