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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 마카오


홍콩과 마카오 여행

*여행기간 : 2011.08.28-08.31 (4일)
*여행장소 : 홍콩 3일, 마카오 1일
*환율 : 138.8원/1 HK$ (2011.08.26.기준)
*여행기 마지막 업데이트 : 2011.09.15.


이번 여름에 시간이 조금 생겼을 때 동생이 불쑥 내민 것은 모 여행사의 3박 5일 홍콩 패키지 투어 였다. 패키지라고 해도 1.5일은 가이드가 안내해주고, 2.5일은 자유여행이어서 나름대로 시간 보낼 계획은 세워 가야 하는 프로그램이었다.

난 패키지는 처음이었지만 팩키지도 나쁘지 않겠다 싶고 항공권이 싸게 나오기도 해서 OK만 하고 나서 준비는 동생에게 맡겨뒀다.

사실 난 홍콩은 딱히 보고 싶은게 없는데다가 '싱가폴과 비슷하려니' 생각해서 별로 기대가 없었다. 내 생애 처음으로 아무런 계획없이 떠난 해외여행이었던 것 같다.

그래도 느낀 점을 들라면,

1. 머리가 다소 무거울 때 떠나서 바쁘게 돌아다니다보면 기분 전환이 되겠지 바랬는데, 막상 떠나서 보니 홍콩은 정신없이 바쁘고, 비좁고, 여유가 없었다. 너무 덥고 습해서 길 가다 간이 카페나 공원에서 쉬어가면 좋으련만, (동선 탓도 있었겠지만) 전혀 그런 곳이 없었다.

처음에는 이런 불편함을 불평했는데, 나중에는 이렇게 바쁘고 좁게 움직이는 것이 홍콩의 원동력이겠거니, 이렇게 덥고 습한 것도 홍콩의 운명이고 또 그렇게 이 땅에서 적응하여 살아온 사람도 있다 싶어 나의 불편함보다는 홍콩을 있는 그대로 존중해주기로 했다. 원래 여행은 모르는 것을 확인해서 있는 그대로 알기 위함이 아니던가.

2. 내가 다닌 나라중 가장 불친절했던 나라였다. 중국인들이 외국인들에게 뭐 친절할 이유가 있으랴마는, 식당에서도 접시를 툭툭 던지는 종업원을 보고 당황했던 것은 사실이었다. 뭐 사실 대부분의 나라가 이방인에게 불친절하고 나 또한 이방인이니 특별한 대우를 바랄 것은 아니다. 우리나라에 오는 대부분의 이방인들도 이런 대접을 받고 있겠지.

3. 가이드 아저씨는 40대 중반 정도 되는 분이었는데, 홍콩의 모든 것을 설명할 때 돈으로 환산해서 알려 주었다. 덕분에 이해는 쉬웠지만, 나중에는 홍콩의 '저 아파트는 얼마, 저 곳에 살려면 부자라야 겠구나, 저 학교 정도면 상류층이 다니겠네' 생각이 절로 떠오르더라는. 그냥 홍콩이 잘 산다는 말은 '우리나라 GDP의 두배'라고만 해도 됐을 텐데 모든 것을 돈으로 계산하니 구체적인 동시에 물질의 중요성의 압박이;;; 가이드 아저씨 말대로 과연 홍콩사람들의 모든 기준은 '물질적'인지 궁금해졌다. 더불어 홍콩대학이 세계의 몇 손가락 안에 든다던데 거기서는 뭘 가르치고 있는 것이고, 홍콩의 인텔리들은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도.

4. 홍콩은 영어를 잘할 것이라는 기대는 여지없이 무너졌다. 그들은 중국인이었다. 그래서 나도 몸짓발짓을 하고 다녔다. 여행이 늘면 늘수록 말은 적어지고 표정과 제스추어만 늘어난다. 말에 대한 두려움이 점점 사라진다. (뭐.. 뭐냐, 이 배짱은.. ㅡ,.ㅡ;; )

5. 난 좁고 작은 것이 싫다. 더 정확히 말하면 우리나라보다 더 좁고 작은 것은 싫다. 홍콩에 가서 더 확연히 깨달았다. 난 다른 나라에서 살더라도 인구밀도가 우리나라보다 더 낮은 곳으로 걸거다. 땅이 좁아서 하늘로만 솟는 집들과 죽어서도 서서 묻히는 나라라니.

6. 영화 '중경삼림'에 나오는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가다가 '왜 요즘에는 홍콩영화가 별로 없는 것일까 ?' 생각해 보았는데, 홍콩의 중국 반환 후 그 정신도 자본도 시스템도 중국 것이 된 것 같다. 앞으로 재기넘치는 홍콩영화는 더더욱 드물겠다 싶었다.

7. 다음에는 이 바쁜 홍콩을 좀 여유있게 돌아다니고 싶다. 아, 물론 날씨는 좀더 선선한 때를 택해서.

8. 마카오에서 바다가 보이는 공원을 만나지 못했으면 이 여행은 '사람, 건물, 사람, 건물' 밖에 기억이 없을 뻔 했다. 잠깐 동안이라도 이러한 여유를 가질 수 있어서 정말 다행이었다.

9. 패키지 여행이라 그런지 여행사와 제휴를 맺고 있는 듯한 상점 세 곳(다이아몬드점, 라텍스 점, 茶점)을 억지로 투어 시켰는데, 난 처음이라 경험삼아 '그런가 보다' 했다. 홍콩의 면세점은 크고 물품구색도 좋았지만, 가이드 아저씨가 '세일이 아닌 한 가격이 우리나라와 비슷해서 굳이 외국에서 살 필요는 없다'고 누누히 강조해서 (뭐 사실 살 돈도 없었지만) 닭 소보듯 휙휙 지나갔다. 면세점 대신 남는 건 야시장인데, 질이 그닥 좋지 않고 매번 깎아야 하고, 몇번 돌면 물건들이 거기서 거긴지라 결국 홍콩에서 살만한 것은 없게 되었다.

10. 홍콩과 마카오는 나에겐 이국적인 느낌이 별로 없어서 사진도 별로 찍지 않았다. 시간이 주어진다면 생활하는 모습을 좀더 찍어 보고 싶긴 하다. 이번에 찍은 사진만 보면 맨날 야시장만 간줄 알겠다.

끝으로, ED야~ 여행동안 내내 나 끌고 다니느라 고생 많았어.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