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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미술관 - 바젤(스위스)

▶주 소 : Sammlung Karikaturn & Cartoons Basel St. Alban-Vorstadt 9. CH-4052 Basel
▶전화 : 061/ 271 13 36
▶교통 : 트램(전차) 2번타고 Kunstmuseum역에서 내림.
▶개관 : 수요일 PM 4:00 ~6:00 토요일 PM 3:00 ~ 5:30 일요일 AM 10:00 ~ PM 4:00 (도서관은 수요일과 토요일만 개관)

독일,프랑스에 면해 있고 라인강이 관통하는 스위스 최고의 학술·문화도시로 이름높은 바젤은 미술인들에게는 피악,쾰른 아트페어와 함께 세계 3대 화랑미술제로 유명한 바젤아트페어의 개최지로 잘 알려져 있다. 작지만 문화와 예술을 애호하는 바젤에는 생소하고 재미있는 박물관이 많다.

스위스 민속학 박물관,해부학 박물관,제지 박물관을 비롯하여 고악기 미술관,약학사 박물관,건축 박물관 등 스위스인들의 치밀함은 각종 전문분야의 특수박물관을 많이 건립하였는데 바젤의 만화미술관(Karikature & Cartoon Museum)도 그 중 하나이다

미국 최고의 만화가 아르노

아르노<그러나 난 할 수 없어요>(아르노, 그러나 난 할 수 없어요, 48.0 × 60.0cm. 147)

복면의 강도가 야회복 차림의 2쌍의 남녀를 위협하여 돈을 털고 있다. 손을 들라는 강도의 협박에도 아랑곳 하지않고 금발의 여인이 손드는 것에 항의하고(?) 있다. <그러나, 난 할 수 없어요!> 그녀가 용감하게 항의하는 이유는 끈없는 야회복은 그녀가 손을 들 경우 가슴이 사정없이 노출되기 때문이다. 여인의 항의하는 이유를 생각하며 슬그머니 웃음짓게 하는 한 컷의 만화는 뉴욕 출신의 피터 아르노(1904~1968)의 작품이다.

아르노<그래,제도판으로 돌아가야지>(아르노, 그래, 제도판으로 돌아가야지)

만화가이기 이전에 예일 대를 나온 엘리트이며 재즈연주가이기도 했던 피터 아르노는 1925년 <뉴요커> 지에 몇 편의 만화를 실은 이래 독자들이 그의 만화를 보기 위해 <뉴요커> 지를 볼 만큼 큰 인기와 명성을 누렸다. 독자들이 그의 만화에 열광했던 이유는 현대 산업 사회를 재치 있게 꼬집은 풍자성과 유머러스한 해학때문 이었다. 만화미술관에는 <그러나 난 할 수 없어요!> 외 대표작 <그래, 제도판으로 돌아 가야지> 등의 작품이 소장되어 있다.

비행기가 활주로에 떨어져 있고 조종사는 낙하산을 타고 내려오고 있다. 비행기를 향하여 앰뷸런스와 사람들이 달려가는데 한 사내가 두돌아서 걸어나오며 중얼거린다. "그래, 제도판으로 돌아가야지" 비행기를 다 만들어 실험까지 해놓고서야 실패를 통해 비로소 어떤 설계상의 결함이 있었는지를 알아채는 설계사. 막대한 비용의 지출과 인적·물적낭비를 겪고나서야만 겨우 문제를 깨닫는 현대 산업사회의 맹점을 재치있게 꼬집은 만화이다.

작고 아담한 만화미술관

라인 강에 면한 알반 포르쉬타르 거리에 소재해 있는 만화미술관은 겉모양으로 보아서는 미술관이라 보기 어려울 만큼 작고 아담하다. 그러나 이 왜소한 공간에는 세계 유명 만화가의 작품 2300여 점이 소장되어 있으며 매 시즌마다 교체되어 전시되고 있다. 만화미술관은 두 사람의 만화 애호가의 만남으로 이루어 졌다. 디터 부르크하르크와 위르크 스파는 만화학도와 만화애호인들이 즐기고 연구할 수 있는 미술관을 건립하자는 데 의기가 투합하였다.

예술성 있는 원화만을 취급하며 시대가 흘러도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보편타당성 있는 주제의 작품,국적에 상관없이 지명도 있는 모든 작가들을 대상으로 한다는 원칙아래 세계 35개국의 유명만화가 570여명의 작품 2300여 점을 컬렉션 하였다. 장 자크 루,찰스 아담스, 한스 아르놀트,일본작가 케이치 마키노등의 작품이 소장되어 있는데 아쉽게도 우리나라 작가의 작품은 찾을 수가 없었다.

시얼, 아무도 날 원하지 않아. 70.0cm × 58.0cm, 1971
스밀비 <No!> 27.0cm × 37.5cm

 

나치를 비판한 플라우엔

만화미술관이라고 치기어린 마음으로 가볍게 감상하다가는 이내 후회하게 된다. 작품의 대부분은 나름대로의 상당한 예술성과 만화만이 가질 수 있는 유머와 재치가 가득하여 보는 이로 하여금 시간가는 줄 모르고 작품 속에 빠져 들게 한다.

한참 관람하다 보니 낯익은 캐릭터가 눈에 들어 온다. 콧수염 난 어수룩한 아버지와 귀엽고 영리한 아들을 캐릭터로 한 독일의 E·O·플라우엔(1903~1943)의 작품이다. 부자간의 정과 그 주변 이야기를 따뜻한 시각으로 재미있게 그려낸 플라우엔의 작품은 전 세계의 독자에게 지금까지 사랑 받고 있으며 우리나라에도 소개되어 익히 알려져 있는 작가이다. 플라우엔은 나치체제를 비판한 작품을 그렸다는 이유로 체포되어 나치 국민재판소의 사형판결을 앞두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플라우엔, 탄 강낭콩 요리의 교육)

글/ 신을연(자유기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