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yalwine.net
         

 

대영박물관 - 런던(영국)

*주소 : British Museum, Great Russell Street, London
*전화 : 171-636-1555
*교통 : 지하철 Tottenham Court RD역, Holborn역, Russell SQ역에서 하차
*개관 시간 : 오전 10시~오후 5시(일요일은 오후 2시30분~오후 6시까지)
*웹갤러리 : http://www.thebritishmuseum.ac.uk
*대영박물관 내 한국미술관 : http://www.thebritishmuseum.ac.uk/korea/index.html

 

그리스 파르테논 신전의 모양을 한 대영박물관 전경

(그리스신전풍의 웅장한 대영박물관 파사드)

다른 유럽 사람들에 비해 보다 친절한 영국 사람들이란 것은 모두들 인정하는 사실이지만 대영 박물관에 들어설때면 웬지 이 말을 취소해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또한 그 건물의 생김새를 보면서 또다른 의문에 사로잡히기도 한다. 왜 영국인들은 세계 최고의 전시장의 기본을 갖춘 이곳을 영국 전통이 아닌 타국의 신전형태로 지었을까?

이는 서구 최초의 문명이라 할 수 있는 그리스 문명의 표상, 즉 파르테논 신전의 모양을 띄고 재현된 이 박물관의 의미는 시공간을 뛰어넘어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문명을 망라하며, 그 중심에는 대영제국이 있다는 자긍심의 상징물이라는 데에 생각이 미칠 수 밖에 없다. 개인적으로 어쩔 수 없이 영국인들의 친절함을 다시한번 의심하게 된다.

미술관 안으로 들어가니 왼편으로는 서점이, 그리고 정면에는 기념품이 자리하고 있다. 서점에는 한글판으로 된 관람안내서가 마련되어 있어 다른 대부분의 유럽 미술관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일본어 안내책자에 기가 눌리던 한국 여행객들에게 작은 기쁨을 준다. 서점 옆 사잇길을 지나고 나면 현존하는 박물관 중 가장 수준높은 컬렉션으로 유명한 고대 문명 컬렉션 룸을 만나게 된다. 특히 필자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이집트와 그리스의 컬렉션은 파리 루브르 박물관보다 앞선다고 할 수 있다. 처음에 눈에 들어오는 이집트의 조가품들은 각각의 부분상 크기가 어른 키의 두 배 이상이니 전체의 규모를 생각해보면 그 규모가 가히 놀랄만하다. 그러나 웅장한 규모와는 달리 조각품의 표정은 한결같이 부처의 그것처럼 자애롭고 온화롭게 표혐되어 친근한 느낌을 준다.

(연회의 손님들. 고분벽화. BC.1400)

이집트의 회화(고분벽화)를 감상할 때 '정면성의 원리'를 이야기할 수 밖에 없는데 이는 이집트의 예술에서 수천년간 지켜온 기법으로, 인체를 표현함에 있어서 각 부분의 가장 이상적인 형태(측면의 얼굴, 정면의 눈, 가슴은 정면, 넓은 보폭의 다리)를 이용했다는 것이다. 이 정면성의 원리는 20세기 가장 유명화가인 피카소에 의해 입체파(Cubism)라는 현대 미술의 조형 원리로서 다시한번 그 빛을 발하게 된다.

 

 

라메세스 2세상
(화강암. BC. 1270)
금귀걸이, 코귀걸이를 한 바스테트 여신의 화신 청동고양이. BC. 30년이후.
1층 고대 전시실 입구에 서 있는 거대한 사자상. 니무르드의 이시타르 신전 입구에 있던 것.
     
가로누운 적색 화강암 사자상 BC. 1380
세소스트리스 3세 흑색 화강암 석상. BC. 1350
로제타스톤

그리스 예술은 20세기 이전까지 미의 기준

이집트의 영적인 예술품을 뒤로한 채 서구 예술의 모태인 그리스 예술품을 찾아가보자. 그리스의 조각품은 관람자들에게 '인간의 몸이 이처럼 아름다울 수 있을까' 하는 것을 항상 느끼게 한다. 이는 그리스인들이 이상적인 미를 인간에서 찾았고, 가장 이상적인 인간을 예술품으로 표현하고자 노력했기 때문이다(물론 평균 6.5등신인 우리 동양인과는 거리가 있겠지만). 철저하게 균형과 비례에 충실했던 그리스의 미의식은 20세기 현대 회화가 태동하기 전 서구미술의 시대까지 절대적인 미의 기준으로 자리하게 된다. 대영박물관은 이 아름다운 예술품들을 위하여 별도의 방을 준비하였는데 예술품들의 특성에 맞게 내부의 장식에도 상당한 신경을 쓴 흔적을 찾을 수 있다. 이들의 그리스 문명에 대한 애착, 각별한 애정을 느낄 수 있다.

파르테논 신전실. BC. 5세기
아킬레스가 펠테실레아를 살해하는 그림이 있는 암포라. BV. 540-530
바다의 여신인 네레이드의 제전. BC.400


(날개 달린 인두우상. 인두사자상. BC 660-650)

고대인의 생활상이 가장 잘 보존된 오리엔트 문명실

26실, 51~59실에서는 오늘날의 중동 지방인 오리엔트 문명의 예술품들을 볼 수 있다. 지금까지도 끊임없이 전운이 감돌고 있는 고대의 중동 문명을 접하면 새로이 건설되고 또 철저하게 없어지고 마는 그들의 세계 속에서 애당초 예술의 싹이란 피어지기 힘들었을 것이란 느낌마저 들게 된다. 이런 생각으로 보면 오리엔트 문명의 유물들은 예술품이라는 의미보다는 승리를 기원하는 주술적인 측면, 전쟁이 아니고서는 보존하기 어려웠던 삶의 기록이라는 면이 더 강하게 돋보이는 것 같다. 때문에 그 어떤 고대 문명보다 그 역사가 짧았으나 가장 드라마틱하고 생생한 예술품들을 남길 수 있었던 것이다. 미술관 여 한적한 공원에 앉아 이집트 관에서 본 이름모를 왕의 미이라를 떠올리며 엉뚱한 생각을 해본다. 몇천년이 흘렀어도 그 머리카락 한올조차 생생한 미이라는 자신의 마지막 안식처가 머나먼 이국의 한 박물관, 그것도 투명한 유리관 안이 될 줄 상상이나 하고 있었을까.

글/ 신을연(자유기고가). 사진 및 사진설명/ 50일간의 유럽미술관 체험(학고재. 이주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