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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폴리탄미술관의 일본미술실 - 뉴욕(미국)


 The Great Wave at Kanagawa1987년 4월 20일,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The Metropolitan Museum of Art)의 일본 미술실이 4년 여의 준비 끝에 극적으로 개관 되었다. 이 거대한 미술관의 2층에 연건평 약 400평에 달하는 넓은 공간을 점유하고 있는 일본실은 명실공히 일본 밖의 최대의 일본 미술 전시실로 등장하였다. 이와 같은 일본 미술실의 설치는 그 동안 계속 증대되고 있는 서구 세계의 일본 미술에 대한 관심과 열의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 이다.

미국인들이 일본 미술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한 것은 19세기 말이다. 당시 일본에 가서 일본 전통 미술의 가치를 새삼 일깨워준 어네스트 웨놀로사(Earnest Fenollosa)의 다각적 활동은 큰 자극이 되어 오늘날에 이르 렀으며 메트로폴리탄 미술관뿐만 아니라 미국 각 주요 도시의 대표격인 미술관에도 비교적 넓은 일본 미술실들이 설치되어 있다.

후키데라의 불단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일본 미술품 수집 역사는 약 1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지만 1975년에 패카드(Packard) 소장품 약 500여 점을 진부 인수함으로써 그 질적 향상을 보게 되었다. 이번 새 일본실에는 약 2백여점의 토기, 불교 조각, 회화, 금속 공예, 도자기, 칠기, 직물 등 다양한 미술품들이 선을 보였으며 이들 가운데 일부는 일정 기간마다 교체 전시될 예정이라고 한다.

전시된 미술품못지 않게 주목할 만한 것은 전시실 자체이다. 넓은 공간은 다시 시대별 작은 공간으로 나뉘어 있는데 그중 헤이안( 794∼1183년)시대 부분은 규슈의 쿠니사키반도에 위한 작은 절인 후키데라의 불단을 그대로 재현 해 놓은 것이다. 이 불단 위에는 진언종의 부처인 대일여래상을 중심으로 양쪽에 협시 보살상을 각각 배치하였다. 불단과 그 위의 천 장 부분은 모두 일본의 좋은 목재인 실삼 나무를 원산지 키소지방으로부터 직접 가져다 지었다. 수미좌, 기둥, 그리고 조그만 장식 하나하나에까지 모두 지극한 정성을 들여 지은 이 불단은 과연 일본실의 초점이 될 만하다.

일본 미술에 있어서 빼놓을 수 없는 요소인 일본 정원은 극히 현대적인 변모로 이 곳에 포함되었다. 즉 무로마치(1392~1568년)실 근처에 위로부터 자연광을 받을 수 있는 위치에 일본의 현대 조각가 노구치(1904~1988)의 샘솟는 물과 반짝이는 검은 돌로 된 구성을 배치하였다. 즉, 검은 돌을 커다란 입방체로 만들고 그 위를 오목하게 파서 그로부터 물이 솟아 아래로 흐르며 소리를 내도록 만들었다. 샘은 자연광을 받아 반짝이며 실내에서도 야외정원의 감각을 충분히 살리고 있다.


<카노오 산세츠(1589∼1651년) '홍매도'>

모모야마(1568∼1615년)시대 전시 실에는 쿄오토오에 있는 미이데라의 칸카쿠인 쇼오인을그대로 재현하였다 쇼오인이란 원래 일본 귀족층의 주거 양식에서 창가에 붙박이 서안을 놓고 책을 놓을 수 있는 붙박이 선반 등을 설치한 방을 가리킨다 사원 건축에서도 대개 객실로 사용되는 방을 이처럼 차려놓고 소오인이라고 부른다. 다른 부분은 모두 양탄자를 깔았으나 이 부분만은 마루를 그대로 깔아 분위기, 색감, 질감을 모두 살렸다. 또한 카노오 산세츠(1589∼1651년)의 걸작품인 홍매도가 전시되어 있는데 이 작품은 원래 쿄오토오의 묘신지에 있었던 것으로 모모야마시대의 장병화를 대표할 만한 것 이다. 이 그림은 유리벽도 없이 직접 볼 수 있도록 전시되어 있으나 사람이 너무 가까이 가면 저절로 경적이 울리는 전자 장치가 되어 있어 곧바로 전시실 수위가 달려와서 경고할 수 있도록 하였다.

에도(1615∼1867년)시대 미술로는 주로 칠기류와 기모노를 비롯한 직물류, 그리고 우키요에 판화 등이 출품되어 있디 전시장을 한바퀴 돌고 나오면 아담한 휴식 공간이 마련되어 있는데 이곳에 앉아서 방금 지나오며 본 미술품들이 일본 생활에서 어떤 위치를 차지하나, 또는 이들은 현재까지 어떻게 전수되어 만만들어지는가를 설명하는 비디오를 볼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처음부터 끝까지 잘 계획된 미술 감상, 교육, 그리고 휴식의 공간이다.

이 일본 미술실의 탄생을 가능하게 한 재정적 지원은 20여개의 일본단체들과 재미 일본 교포들의 공동 협력으로 이루어진 것이다.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측은 전시 공간, 수장품, 그리고 인력과 두뇌를 제공하여 이와 같은 경사가 이루어지도록 끈질긴 노력을 기울여 왔다.

이성미 - 내가 본 세계의 건축 中 (한국건설산업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