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yalwine.net
         

 

페르가몬 미술관 - 베를린(독일)

*주소:Pergamon Museum, Bodestrasse 1-3. 10178 Berlin
*전화:20 35 54 54
*개관:화~일요일, 오전 9시~오후 5시
*휴관:일요일. 1월1일. 12월 24일, 25일, 31일, 5월 1일

독일을 대표하는 도시 베를린이 상징하는 것은 많다. 그 옛날 세계대전이 열렸던 그 중심지로, 그리고 최근에는 양분된 독일을 통일한 흔적으로…….

독일만큼 영광도 수난도 누린 도시는 그리 흔하지 않을 것이다. 이렇게, 베를린이 독일에서 차지하는 위상이 큰 만큼 베를린에는 없는 것이 없다. 정치, 경제, 문화, 예술 그리고 역사까지.

그리스와 로마로 대표되는 고대의 문화를 여기 베를린에서도 엿볼 수 있다라는 점은 도저히 믿기지 않는 사실이나, 베를린 한 켠에는 엄연히 헬레니즘 문화를 접할 수 있는 곳이 있다. 바로, 페르가몬 미술관(Pergamon Museum)이다.

페르가몬 미술관은 베를린의 가장 대표적인 미술관으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헬레니즘 문화가 고스란히 남아있는 곳이다. '페르가몬'이라는 이름에서 눈치를 챘듯이 페르가몬은 지중해의 터키 서부 에게해 지역에 있는 고대 도시 이름으로, 독일은 이 페르가몬의 유적을 발굴해 가져와 그 시대를 보존하고 있는 것이다. 페르가몬 미술관은 이렇게, 프랑스· 영국 등의 문화제국주의 대열에 뒤늦게 뛰어든 독일이 적극적으로 대응해 이룩해 낸 성과라 할 수 있다.

페르가몬 미술관에서 볼 수 있는 헬레니즘 미술의 최고봉이라 한다면, 페르가몬 제단일 것이다. 실내에 마련되어 있는 이 장엄한 제우스 제단은 높이 10m로 고대를 느끼기에 충분할 정도로 재건이 되었다. 독일은 이것을 발굴하고, 옮겨오고, 재건하는데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들었다고 했는데, 실제로 보니 그럴 만도 했다. 그러나, 아무리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었다 해도 어떻게 이것을 고스란히 옮겨왔는지에 대해서는 아이러니할 뿐이다.



(페르가몬 제단. BC. 164~156)

무엇보다 이 제단을 빛나게 하는 것은 역시, 헬레니즘 문화의 아름다운 건축미를 엿볼 수 있는 이오니아식 기둥과 금방이라도 살아 움직일 것 같은 부조물들이다. 큰 자세로 옷 주름을 휘날리며 오른손에 벼락을 든 제우스의 표정과 살려달라고 애원하는 거인의 표정에서 그리고, 팔·다리가 떨어져 나가는 등의 부조품들이지만 당장이라도 한바탕 싸움이 벌어지면 기세를 떨칠 것 같은 그들의 모습에서 그것을 느낄 수가 있다. 그냥 부조물들이 결코 아닌 것이다

(페르가몬 제단 서쪽 날개)
(북쪽 면의 계단쪽 부조)

이시타르 행렬길아고라 문. 로마시대이 밖에, 페르가몬 미술관에는 페르가몬 제단 외에도 바빌론 시대와 로마시대의 웅장한 건축물들이 전시되어 있어 고대의 예술적 미를 느끼기에는 아무런 손색이 없다. 로마시대의 아고라 문은 실제 그 거리를 걷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다.

이렇듯, 페르가몬 미술관이 런던의 대영 박물관이나 프랑스의 루브르 박물관과 비교해 그 규모 면에서는 훨씬 작지만, 작은 만큼 더 알차게 볼 수 있다라는 그래서 하나를 보더라도 더 마음 속에 깊이 새겨 넣을 수 있다라는 장점은 충분히 있다. 베를린 여행에 있어 꼭 들러봐야 할 곳이 아닌가 싶다.

페르가몬 미술관의 몇 가지 유물을 둘러싸고 독일과 터키간의 논쟁은 끊임없이 재기되고 있다고 한다. 비록 자기네 돈 들어서 발굴했다고는 하지만, 엄연한 그것은 터키의 것이고 그래서 터키정부는 자기네로 돌려주어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것이다. 물론, 비용은 충분히 준다고 하면서.

그러나, 여기에 독일은 그 당시 자기네들이 발굴하지 않았으면 이 세상에 빛을 보지 못했을 것이라며 꿈쩍도 하지 않고 있는 상태다. 허기야, 경제의 성장뿐만 아니라, 가치 있는 문화유산을 많이 가지고 있는 것도 경제대국으로 뽑히고 있는 오늘날, 독일이 내줄 리는 만무하다. 국제적인 법정싸움까지 갔지만 줄다리기만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한다.

이러한 숨은 뒷이야기를 듣고 감상하는 페르가몬 미술관의 작품들……. 이러한 작품을 소유한 나라나, 그것을 돌려받고자 싸우는 나라나 마냥 부럽기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