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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Majulan Singapura

*여행기간 : 2007.10.04 - 10.7 (3일)
*여행장소 : 싱가폴 시내와 센토사섬
*환율 : 640원/S$1 ('07/10/04 기준)
*여행기 마지막 업데이트 : 2007.10.11

 

왜 하필 싱가폴인가?

보통 한국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나도 '싱가폴은 작고, 깨끗하긴 하지만, 너무 통제 받으며, 문화유산은 별로 없는 부자나라' 라는 생각만 있었다. 역사적인 문화유적 보기를 좋아하는 나는 싱가폴은 순 현대적, 인공적 건물 뿐이고 유서깊은 문화유적은 없을거라 생각해서 굳이 갈 생각을 하지 않았었다.

버뜨, 하지만!

인생과 인연은 예측불가능하다고 하던가. 이전에 근무하던 직장은 싱가포르에 현지법인을 갖고 있었고, 그 동안 계속 업무협조하며 연락하던 중국계 싱가폴리언 Simon Tan이 이젠 예전 직장과 관계가 없어졌음에도 불구하고 꼭 놀러오라고 조르기 시작한 것이다. 물론 내가 예전직장을 계속 다녔다면, 회사돈으로 출장다녀오고 은근 파견근무까지 기대했었겠지만, 이젠 그 것도 불가능하고 순 사비를 들여 다녀올 수 밖에 없었는데, 돈이 한푼이라도 아쉬운 이때 목돈 들여 다녀오기는 많이 망설여 졌던것.

하지만, 나는 예전 의리 때문에라도 그에게 전달해야 할 정보가 있었고, 계속 시간이 지나 데면데면 해지기 전에 한번 다녀오는 것도 좋겠다 생각하였다. 그 동안 한국을 방문한 싱가폴인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싱가폴은 상당히 International한 도시라는 거, 영어를 쓴다는 거, 비지니스가 많이 발달되어 있다는 것에 호기심을 느끼고, 그 발달된 정도가 얼마만큼인지 느껴보고 싶었다. 그래서 가기로 결정.

여행 1주일 남겨놓고 준비가 바빠졌다. 일단 혼자가기는 Single Charge가 부담스러워 숙박비라도 아끼려고 커뮤니티에서 같이 갈 동행을 구했다. 비행기와 숙박 일자가 촉박해서 따로 알아보는 것 보다는 여행사의 에어텔을 선택했고, 환전은 좀더 싸다는 방법을 찾아 인터넷환전과, 혹시 있을지 모르는 급한 연락에 대비해 휴대폰 임대로밍 서비스도 미리 예약했다. 그리고 싱가폴로 출발!

싱가폴 여행일정

도착해서.
사이먼은 친절하게도 자신이 오라는 말에 내가 비행기값 들여 와준것이 고마웠는지, 늦은 밤 도착이었음에도 공항에 마중나와 호텔까지 바래다 주었다. 호텔 체크인 하면서 작은 실랑이(참고자료에 에어텔 예약시 주의사항을 보라)가 있은 후 짐을 풀고 가까운 곳으로 맥주한잔 하러 갔다. 마침 우리가 여장을 푼 곳이 시청근처였고, 여기는 옛날부터 부흥했던 곳이라 영국식민지 시절 건축과 명소가 많은 곳이었다. 야경이 정말 근사했다. 음식은 좀 비쌀 것 같으니 그냥 싼 맥주나 한잔 놓고 이야기 하기 좋을 듯.

1일째.
원래 나는 해외여행을 가면 꼼꼼히 일정을 세우곤 하는데, 싱가폴은 나라가 작은 데다가, 특별히 돌아볼 문화예술 유적이 없어서 싱가폴 관광청이 추천하는 테마파크를 가보기로 하였다. 거기가서 대충 음.. 아열대 환경이 이렇구나. 정도 모든 시설이 깔끔하고 제도화가 잘 되어 있어서 머리 아플 사항은 별로 없었다. 모두 외국인에게도 친절한 편.

저녁에는 사이먼이 칠리크랩 노래를 부르는 나를 위해 해변가에 있는 큰 Seafood Center에 가서 칠리크랩과 사태, 코코넛을 사주었다. 사이먼이 없었으면, 우리는 가이드북이 추천하는 대로 시청근처의 크고 비싼 레스토랑에 가서 먹었겠지. 시원한 밤바람도 좋고, 음식도 맛있고 기분이 좋았다. 사이먼 덕에 좋은 곳을 알았다 나중에 싱가폴 오면 꼭 이 곳에 다시 와서 먹을거다. ㅎ_ㅎ

2일째.
나무를 좋아하는 나는 보타닉 가든이라는 곳이 끌려서 가보았다. 우리나라 기후와 다르기에 잎 넓은 아열대 나무들이 좋았고, 나무 그늘이 좋았다. 입장료도 무료이니 나처럼 나무를 좋아하시는 분들은 꼭 방문해 보시길.. 주룽새공원은 시간이 없어 건너 뛰고, 오후에는 동물원과 나이트사파리를 가 보았다. 동물원은 사육환경이 우리나라보다 더 자연스러웠지만, 동물원 자체의 규모는 좀 작은데다 거의 모든 동물 종류를 한국에서 이미 본터여서 별 흥미를 끌지 못하였다. 다만 동물원을 밤에 트램을 타고 돌아보는 'Night Safari'는 좀 흥미로웠는데, 저녁이 되서야 움직이는 동물들이 낮과는 달라보였기 때문이었다. 아이들한테는 동물이 좋겠지만, 나 같은 성인은 별로. 입장료 등 가격이 내용에 비해 좀 비쌌었다.

밤에는 야경을 촬영하러 호텔근처 강가로 나가 보았다. 주말이라 그런지 훨씬 많은 사람들이 모여 활기차 보였다. 이 때문에 숙소를 시청근처로 잡은 것이 좋은 선택이었다 생각되었다. 처음에는 리틀인디아 근처였다가 두번째는 오차드거리 근처 마지막이 시청근처였는데, 가격대비 숙소가 좀 좋지 않더라도 위치가 좋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었다.

3일째
여행의 마지막 날인 만큼, 사람구경을 해야 했다. 그래서 사람들이 많이 있을 만한 차이나타운, 리틀인디아 마지막으로 번화하다는 오차드거리를 가보기로 했다. 차이나타운이나 리틀인디아는 지금까지 본 번화함하고는 좀 거리가 멀어보였고, 리틀인디아는 글쎄.. 요란한 힌두사원이나 내가 이해할 수 없는 힌두교 때문에 인도에 대한 관심이 멀어지는 것을 느꼈다. (리틀인디아를 가보고 인도여행은 가고 싶지 않다고 생각했다).

오차드거리는 정말 장관이었는데, 우리나라 쇼핑몰과는 규모나 시설면에서 비교가 안되게 크고 훌륭하였다. 굳이 쇼핑을 하지 않더라도 구경만 하더라도 시간이 많이 걸릴 것 같았고, 각 쇼핑몰마다 있는 푸드코트는 너무나 다양한 음식들들로 하루를 쇼핑몰에서 보내도 불편함이 없을 것 같았다. 굿~ 굿이에요~ 하하.

오차드거리를 걷다가 '이스타나'라는 곳을 보았는데, 무지 크고 잘 가꿔진 녹색정원을 가진 곳이었다. 처음에는 '들어오면 쏜다'라는 표지를 보고 식겁하다가 나중에 정말 총을 들고 경호를 서고 있는 경찰들을 보고 쫄았었다. 간판이 없어서 지나가는 사람을 잡고 이 곳이 뭐하는 곳이냐 하니 '대통령 집무소'이라고 했다. 날카롭게 노려보고 있는 경찰때매 차마 사진은 못찍었다.

떠나면서.
비행기가 저녁 11시경이었는데, 사이먼이 또 바래다 주겠다고 나타났다. 그의 손에는 나와 동행에게 줄 선물이 들려있었는데 나도 사려고 한 칠리크랩소스와 또 다른 음식이었다. 너무나 친절했던 사이먼, 사이먼 덕에 여행을 안전하고 편하게 다닐 수 있었고, 경비도 많이 아낄 수 있었다. 나중에 그가 한국에 오면 다 갚아야 한다. ㅎ

창이공항은 3개의 터미널이 있었는데, 국내선은 없지만, 항공사가 많아서 그럴거라 생각했다. 공항은 동선도 잘 되어 있었고 무척 컸었다. 보딩하러 가는 중에 어느 홀이 있어 내려다 보다 총 들고 보초서고 있는 경찰과 눈이 딱 마주쳐서 깜짝 놀라 도망갔다. ㅎ_ㅎ

3일간 여행이라 관광지만 돌아보고 떠나는 것이 못내 아쉽기 했지만, 3일을 알뜰하게 잘 이용했다는 것에 자족하고 여행을 마쳤다.

싱가폴의 음식

음.. 여행하면서 음식이야기를 빼 놓을 수 없다. ^-^ 잘 먹고 다니면 그 나라 인상까지 덩달아 좋아져 버리는 나의 식신기질 덕에 음식에 대해 관심이 많은데 싱가폴은 가히 음식의 천국이라 할 수 있다. 나는 이번이 첫 동남아 여행이라 아시아 음식들을 접해 볼 기회가 아직 없었는데, 이번에 처음 경험한 중국요리는 정말 가지수도 많고 놀라울 정도로 맛있었다는 거~

거기다 싱가폴은 아랍하고 인도 음식도 흔하고, 유럽음식도 흔하다. 음식값도 한국에 비해 크게는 절반에서 60~70%까지 싸고, 해산물과 과일도 풍부하였다. 특히 음식값이 싼게 맘에 들었는데, 그 자리에서 즉석으로 요리해주는 맛있는 돼지고기가 든 중국국수는 우리나라 돈으로 2,000원 수준. 그러고도 양이 많다는 거. (우리나라는 강남기준으로 점심 먹을라 치면 비빔밥도 6,000원 줘야하는데 흑. ㅜ.ㅡ )

어디든 생활의 기본인 음식이 맛이 좋고, 풍부하며, 거기다 싸기까지 한다면 살기 좋은 나라가 아닐까. :)

기타, 싱가폴에서 느낀 점

- 싱가폴은 국제적이다. 내가 사이먼에게 '싱가폴은 아시아도 아니고 유럽도 아니다'라고 느낀 점을 말했더니, 사이먼은 '그게 싱가폴'이라고 했다. 많은 사람들이 자유롭게 싱가폴을 오고가고, 작은 나라지만 아시아를 대상으로 한 비지니스 허브로서 손색이 없다. 우리나라도 허브로서 손색이 없으니 부디 외국인들 유치에 호감을 가져서 많은 외국인들이 오가는 나라가 되었으면 한다.

- 싱가폴은 단정하고, 깨끗했다. 많은 부분들이 '정부의 통제덕, 많은 감시카메라의 덕'이라고 할지 모르겠지만, 다분히 시스템적이고 규격화 된 것을 좋아하는 나는 이런 부분들이 만족스러웠던 것이다. 거리에서 담배 피우는 사람도 없고, 하지말라는 경고표시도 많지만, 나는 남에게 폐끼치지 않고 적당히 거리 유지하며 살아가는 게 편했던 것이다. 거기다 자동차는 비싸지만, 나머지 생활 물가는 한국보다는 싸니 여기와서 살면 살수도 있겠다 싶었다. 하지만, 계절도 하나 밖에 없고, 겨울을 보기 위해서는 다른 나라에 가야하고, 늘 조용하고 단정한 것이 나중에는 질릴 수도 있겠다. (간사한 나의 마음, 도대체 어디에 장단을?)

- 외국에 나갈 때마다 강해지는 생각은 우리나라는 너무 변방이고 너무 작다는 거. 우리끼리 아웅다웅 살아서는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우리끼리 서로 잘났다고 아웅다웅하는데 그 사이에 다른 나라는 비지니스 하기 위해 어떻게라도 상대방을 이해하고 설득해서 거래를 이뤄나간다. 우리는 남을 이해하려고 하지 않고 변화하려고 하지도 않는 것 같다.

- 아.. 영어해야 한다, 정말. 그 것도 떠듬떠듬이 아니고 잘. 중국인도 동남아인들도 영어해서 돈 벌어 먹는데, 한국인은 상황이 어쩔 수 없어 그러겠지만 영어를 잘 못하는 축에 낀다. 오죽하면 농담에 '한국인이냐, 일본인이냐' 물어보면 특이해서 물어보는게 아니라 영어를 못해서 물어보는 것이라는 것도 있다. 일본은 돈이 많아 대접이나 받지. -_- 앞으로 영어공부에 더욱 매진을! 비단 언어뿐 아니라 국제적인 소양개발에도 노력을!

- 동남아인들은 어떻게 생겼나 궁금했는데, 싱가폴에 가니 중국인, 말레이시아인, 인도인에 유럽사람, 미국사람들까지 생긴 모습이 각양각색이고 모두 다 달라서 오히려 누가 이쁜지는 판단하기 힘들었다는.. 하지만 외모를 떠나 태도가 우아하고 고상한 사람들은 어딜가도 눈에 띄고 근사해 보이는 법이다. 외모에 대해 말하자면, 우리나라식의 이목구비 반듯한 식의 미인의 잣대는 글쎄.. 글로벌한 미인들 사이에서 얼마나 먹힐지. 이목구비 반듯한 것보다 오히려 스타일 좋은게 더 멋져 보였다. 나도 스타일링에 열심히 노력을. ㅎ_ㅎ

- 부자지만 어쩔 수 없이 국토가 작은 싱가폴은 어쩔 수 없이 한계가 있다는 거. 조금이라도 큰 나라에 태어난 것이 복이다 싶었다. 싱가폴은 원래 속해있던 말레이시아의 위협을 끊임없이 받고 있고, 주변 무슬림 국가들과 이질감을 느끼고 있는 듯 했다. 늘 작은 나라에 태어난 것을 불만스러워 하는 사람도 있었다. 내 친구는 중국사람이지만 중국은 싫고 (자신이 중국인이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 유럽인은 우월하지만 생김새가 다르니, 한국과 일본에 호감을 느끼는 건가?

결론

싱가폴에서 일하며 살라면 살겠다.
길거리 금연에 깨끗하고 정돈되고 영어쓰고 국제적이고 살기 편하지만... 한편으론 따분함을 느끼면서..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