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Gravity: 나를 땅에 고정시켜 주는 것은 무엇인가요?

영화 Gravity가 개봉한지 10일쯤 지난 오늘 토요일 아침, 3D IMAX를 보기 위해 자주 이용하는 왕십리 CGV에 보러 다녀왔습니다.

영화는 우주에서 일하는 우주인들의 이야기입니다.

NASA에서 겨우 6개월 훈련을 마치고 특별 임무를 맡아 우주로 오게 된 라이언 스톤 박사(산드라 블록 분) 어린 딸을 잃은 이후 어떤 것에도 애정(Attachment)을 갖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심리적 유영상태라고 할까요? 아무도 없는 우주처럼 고독한 내면을 갖고 있었습니다.

우주로 나오니 뭐가 좋냐는 맷 코왈스키(조지 클루니 분) 대장의 질문에 그녀는 ‘Silent, 침묵’이 좋다고 합니다.

임무를 수행하던 중 뜻하지 않는 그녀는 사고로 동료를 모두 잃고 우주에 혼자 남겨집니다.

영화 Gravity에서 라이언 스톤(산드라 블록 분) 박사가 우주에서 사고로 보호줄이 끊어져 유영하는 장면

영화 Gravity에서 라이언 스톤(산드라 블록 분) 박사가 우주에서 사고로 보호줄이 끊어져 유영하는 장면

영화에서 조지 클루니가 맡은 코왈스키 대장은 낙천적이고, 유머러스하며, 책임감 강하고, 따뜻한, 그야 말로 책임감과 포용력이 조화된 남자와 여자가 합해진 듯한 모습을 보여줬는데요. (웃음)

남자든, 여자든 종국에는 갖춰야 하는 모습이 저렇게 독립적이면서도 인간성이 잘 발달된 모습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맷 코왈스키 대장은 위험에 처하자 스스로 줄을 풀어 스톤 박사를 보호합니다.

맷 코왈스키 대장은 위험에 처하자 스스로 줄을 풀어 스톤 박사를 보호합니다. 이 모습은 마치 부모가 자식을 위해 탯줄을 끊어버리고 “혼자 잘 할 수 있어”라며 독립시키는 것 같습니다.

악당이라면 자기가 살려고 오히려 스톤 박사를 해칠 수도 있었을 텐데 이 영화에서는 스톤박사를 살리기 위해 스스로 줄을 풀고 무방비 상태로 우주로 떠나지요.

이러한 희생정신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생각했습니다. 아마 그는 수많은 우주유영을 하면서 그 고독감과 위험을 감당하고 또 자연의 아름다움을 새삼 느끼고 인간의 유한함을 받아 들이고 있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즉, ‘사람은 누구나 죽는다’는 것을 받아 들였기 때문’에 기꺼이 미련없이 상대를 위해 양보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영화 Gravity에서 태아(Embryo)처럼 둥글게 몸을 마는 장면

자신을 보호해주고 지지해 주던 맷 대장마저 떠나버리자, 최후의 생존자가 된 그녀는 간신히 올라탄 우주선 안에서 무거운 우주복을 입고 마치 엄마 뱃속에 있는 태아(Embryo)처럼 둥글게 몸을 말고 휴식을 취합니다.

아마 이 장면은 두번의 심리적 유기 (어린 딸 사망, 맷 코왈스키 대장의 사망)후 다시 태어남 Rebirth를 표현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

그 이후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는 극단적인 상황까지 가지만, 맷 대장의 따뜻한 지지와 그녀의 가진 강인한 성품 때문이었을까요? 한번 더 시도를 하고 성공합니다.

 

마침내 지구에 무사착륙하게 된 것이죠.

그리고 마침내 지구에 착륙!

그리고 마침내 지구에 착륙!

우주에 오랫동안 떠 있던 그녀는, 처음에는 지구의 중력에 익숙하지 못해 발걸음이 서툴기까지 합니다.

하지만 그녀는 온전히 자기 힘으로 한발한발 딛고 나아가기 시작하죠. 삶에 애착이 생긴 것입니다.

 

이 영화는 기술적으로는 우주의 아름다움을 잘 보여줬고, 스릴있는 재난영화였으며,  ‘가끔 나를 보호해주는 끈이 떨어지는 느낌이 있더라도 잘 버텨요, 삶은 살만 하답니다’라는 메시지를 줬습니다.

최근에 저도 ‘심리적 지지’로 ‘심력(心力)’이 강해지는 경험을 하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정서적 지지가 사람에게 얼마나 큰 도움을 주는지 잘 알고 있습니다.

공감하고, 안타까워하고, 감동하면서 눈물 흘리며 봤습니다.

 

부유하는 당신을 땅에 착륙하게 하는 것은 무엇입니까?

그리고 우리 사이의 중력(Gravity)는 얼마나 되는 것일까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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